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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어떻게 분류하고 특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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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연구자 지윤

Tea Culture Writer & Researcher

영국 홍차의 전통부터 러시아 사모바르, 아시아의 녹차와 우롱차까지 — 세계 각국의 차(tea) 문화를 탐구하고 기록합니다.

  • 10개국 이상 현지 티룸/차 박물관 탐방
  • 티 테이스팅 & 티 클래스 수료 다수
  • 차 문화·역사 원서/문헌 꾸준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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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분류와 분류별 특징

차의 종류를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차의 종류를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차는 인류의 오랜 음료 문화 속에서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찻잎을 어떻게 가공하고 발효시키는가에 따라 맛과 향, 색이 달라지면서 여러 갈래의 분류가 생겨났다. 일반적으로는 발효 정도에 따라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누며, 각각의 차는 고유한 특성과 전통을 지니고 있다.

녹차는 발효를 거의 하지 않은 차로, 수확한 잎을 바로 쪄내거나 덖어 발효를 억제한다. 덕분에 잎의 푸른빛이 유지되고 신선한 향과 청량한 맛이 살아 있다. 카테킨과 비타민 C가 풍부해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강하며, 중국의 용정차나 일본의 센차와 말차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백차는 최소한의 가공만을 거치는 차다. 어린 잎이나 싹을 따서 햇볕에 말리는 과정만으로 만들어지며, 발효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맑고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중국 푸젠성이 주요 산지다. 백차는 희소성과 함께 섬세한 풍미 덕분에 귀하게 취급된다.

황차는 녹차와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답황’이라 불리는 미세한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찻잎이 황금빛을 띠고, 맛은 한층 부드럽고 독특한 뉘앙스를 지닌다. 중국 후난성과 쓰촨성에서 제한적으로 생산돼 고급 차로 여겨진다.

우롱차는 반발효차라고 불리며, 녹차와 홍차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찻잎 가장자리는 발효되고 중앙은 덜 발효되는 방식으로, 꽃향 같은 은은함과 진한 맛이 공존한다. 중국 푸젠성의 무이암차, 대만의 동방미인차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우롱차는 발효 정도에 따라 다양한 풍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홍차는 완전히 발효된 차다. 발효 과정에서 잎이 산화되어 붉은 갈색을 띠고, 풍미가 진하고 부드러워진다. 떫은맛은 줄어들고 깊은 단맛과 향이 살아난다. 인도의 아삼과 다르질링, 스리랑카의 실론티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특히 다르질링은 ‘차의 샴페인’으로 불릴 만큼 평가가 높다.

흑차는 발효를 마친 뒤에도 미생물에 의한 후발효 과정을 거치는 차로, 숙성과 저장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중국 윈난성의 보이차가 대표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고 원숙해지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차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처럼 차는 발효의 정도와 가공 과정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우롱차, 홍차, 흑차로 분류되며, 각각 고유의 개성을 담고 있다. 같은 찻잎이라도 가공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풍미로 탄생하기 때문에, 차 문화는 끝없이 확장되고 다양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류 체계는 단순한 맛의 구분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전통, 생활양식까지 반영하며 세계인의 차 문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